전원주택 신축현장/건축설계

어떤 전원주택을 지을것인가?

거성시스템창호 2008. 3. 19. 10:42
제목 : 어떤 전원주택을 지을 것인가?


주택의 탄생과 진화, 확장

 

내가 필요한 것을 한번에 얻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요즘 짓는 아파트는 인테리어도 필요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으로 제공되고, 그 집을 구매한 사람은 몇 년 살다가 집값이 오르면

팔면 그 뿐, 집이란 것이 자동차와 별 다름이 없다.

하지만 집은 살면서 오르고, 자동차는 사용할 수록 그 가치가 감소한다는 데에 그 차이가 있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전원도시의 고풍스런 시골집이 되었던, 우리나라의 오래된 시골집이 되었던,

어느 나라의 경우에도,  역사의 흔적이 느껴지고, 세월의 흔적이 뭍어나는 오래된 집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그 집 주인의 직업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고, 가족구성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골의 정취나 정감일 것인데, 이는 아마도 살고있는 사람들의 체취와, 흔적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시골에 "전원주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짓고 있는 수많은 주택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아마도 2층의 박공지붕에

 30~45평 정도되는 규모로 방도 대략 3개쯤되고, 화장실도 2개 정도 있고, 거실,주방,보일러실,베란다,다용도실이 있는....,그리고 데크도

 열평정도 있는

 

아마도 아파트에 익숙해져, 주택이란 것이 아파트의 형태가 주택의 본질인 양 착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림1> 일반적인 전원주택의 규모

 

건축주의 요구가 이런 것이라면, 건축가는 주택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야만 한다.

건축주들의 이런 요구사항을 그대로 반영해서, 시골에 별장을 짓고서 전원주택을 지었다고 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택의 본질이 우리가 수십년 동안 보아 왔던, 도시의 단독주택의 모습도 아니고,

 

한층에 두세대씩 5층짜리 열세대가 한 칸씩 차지하고 사는 다세대주택의 모습도 아니다.

 

주인은 3층에 군림하고, 아래층에는 여러집이 눌려사는 다가구주택의 월세방 건물도 아니며,

 

인구분산, 산업분산 없는 지방균형발전을 말하면서 지어대고 있는 수도권의 수많은 아파트,

도시의 야간 공동화를 막기 위한 주상복합건물,

이런 것들에는 없다는 것을 말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집에 사는 사람의 채취와 정감이 묻어나는주택의 본질적 형태의 공통적 특징은, 주택의 전체가 한번에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누군가 그 자리에 정착하기 위해 작은 집을 지었을 것이며, 농사를 짓다 보니, 비오는

날에도 일을 하기 위해서 마당으로 커다란 차양을 만들어,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장마 때에도 밖에서 작업이

가능할 수 있게 하였으며, 식구가 늘어날 수록 집을 조금씩 늘려서 확장을 하고, 소를 기르기 위해서, 집에 덧붙여 우사도

짓게 되고, 농기구가 많아짐에 따라서 농기구를 위한 창고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정착을 위한 입장에서 처음부터 모든것을 마련하고, 준비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다만 그곳에서 일단 잠을 자고,

식사를 하고, 쉴 수 있는 순수한 의미의 보금자리가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전원생활을 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경우를 보면, 그렇게 큰집이나 많은 방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대략적으로, 집이라면

기준이 30평이나 35평 정도 되어야 한다는 아파트식 주택의 기준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자기 자신도 일단 집을 지어 살아보고,

살만한지를 검증한 다음에 진짜로 살 집을 지어야 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주택탄생의 필수요건이다.

자신이 생활의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겨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어서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원주택을 원하는 사람도, 주말주택을 원하는 사람도 누구나 마찬가지 이다.

최소한의 거쳐를 마련하고, 거기에 적응하고 난 다음에, 정착에 대한 확신이 든 다음에는 순차적으로, 보더 더 생활의 터전으로

삼기위한 공간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서, 덧붙여서 증축하는 방법이 시골집의 생명력인 것이다.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는 생활근거지의 마련에, 짓고나서 손님이 놀러오면 묵을 방, 자식들이 놀러오면 잠잘 방, 용도도 없는 작업실

이런 것들을 처음부터 확보해놓을 필요가 있을까?

 

정착을 위한 생활공간을 만들어서 생활을 해보고, 어느정도 애착이 생기면 정착도 자연적으로 하게 된다. 분명히 하루

이틀 사이에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시골에 가서 정착을 하고자 해서 살다보면, 나와 친한 지인들이

찾아온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처음에는 조금 불편해도, 그럭저럭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빈도수가 늘어나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면, 그때가서 손님방을 하나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손님방은 때로는 아들이나 딸가족의 방이 되기도

할 것이다.

 

작업의 용도도 없는 공간에 작업실이라고 만들어 두었을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백이면 백, 모두 그 규모에 비해 쓸모가 없다고 지어 본 사람이면 느낄 것이다. 땅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왜 2층을 만들어서 계단으로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것일까.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계단의 1단은 2단이 되고 3단이 된다는 것에 대해 공감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얼마나 나이든 사람의 무릅관절에 좋지 않은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위험한 요소인가?

 

거창하게 2층을 지을 필요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집을 짓고, 터전을 마련해서 살다보니, 시간이 남아서 무료한 시간에 독서도 하게되고, 정원도 가꾸게 되고, 텅빈 공간을 하나씩

채우다 보니 골동품 수집가가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예측해서 공간을 2층에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을까.

처음 거쳐를 마련해서 살다보니, 집의 뒤쪽이 계절의 변화에 운치도 있고, 전망도 좋은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 때에, 그 공간으로

큰창을 내고, 창을 열면, 외부와 하나가 되는 그런 작업실을 만들어, 독서를 하고, 취미생활을 하고, 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작업실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또는 모아진 골동품을 보관할 만큼, 또는 넉넉하게 보관공간을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6개월, 1년후, 2년후, 5년후가 되어도 상관 없을 것이다.

처음 거처를 마련할 때보다는 십분의 일정도의 노력과 비용만으로도 가능한 것이다.

 

주택의 본질적인 모습은 사람과도 같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발전하고, 완성되고, 주인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다.

 

얼마전 서울무역전시장에 웨딩페어를 열 때 방문한 젊은 친구가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데 아파트를 얻는 대신 조그만 땅을 사서, 조그만 집을 지어서 살고 싶다고 했다.

주택의 가장 본질적인 탄생배경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떻게 진행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작은 집을 짓고, 아이를 낳고,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아이의 공부방을 지으면 되고, 또 시골생활에 익숙해져서 농사를 짓게

되면, 그때 가서 농기구 보관창고를 마련하면 그뿐인 것이다.

 

'집을 지으려면 20~30평 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8-9천만원 정도는 예상해야 합니다라고 말해 줬으면 풀이

죽어서 돌아갔을 것이다.

4-5천만원에 작은 집을 짓고, 필요하면,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했더니, 고맙다고 하면서 싱글거리면서, 돌아갔다.

 

'집'이라는 것은 희망의 기회이다. 집을 짓고 6개월을 살지,1년을 살지,5년을 살지도 모르는데 남은 인생전체를 예측해서 집의 형태를

가정해서 짓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어느 것이 집을 짓는 올바른 방법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미손하우징 주택사업부 김경태이사